연세대 의대 “의대생 복귀 명분 사라졌다…휴학 신청 승인할 것”

  22 05월 2024

정부의 의대 정원 증원 정책에 반발해 의대생들이 수업을 거부 중인 가운데 22일 서울의 한 대학교 의과대학 강의실에 의사 가운이 덩그러니 놓여 있다. ⓒ연합뉴스

연세대 의대가 학생들의 휴학 신청을 승인하겠다고 결정했다. 대학들 중 처음으로 정부의 ‘휴학 승인 불가’ 방침을 거스르는 입장을 밝힌 것이다.

22일 대학가에 따르면, 이은직 의대 학장이 교수진에게 서신을 보내 이같은 입장을 전했다.

이 학장은 서신에서 “지난 2월 정부의 의과대학 정원 증원 발표 아래 학생들이 휴학계 제출과 함께 강의실을 떠난 지 석 달째”라며 “서울고등법원에서 판결은 결국 정부의 손을 들어줬고 학생들이 수업에 복귀할 명분이 서지 않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동안 15차례 학장단·학생대표단 간담회, 전체 학생 간담회를 통해 소통해 왔다”며 “학생들의 복귀에 대비해 마련된 대책들은 학생들이 강의실로 돌아오지 않으면 무용지물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전체교수회의에서는 올바른 의학교육을 견지하기 위해 어느 시점에서는 휴학을 승인할 수밖에 없다는 결정을 내렸다”고 덧붙였다.

연세대 측과 연세대 의료원 측은 별도의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연세대 학칙상 휴학 승인권자는 의대 학장이 아닌 총장이다. 학생이 부득이한 사유로 1개월 이상 수업할 수 없을 경우 사유서 등 요건을 갖춰 총장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이에 따라 학장이 휴학을 승인했다고 해도 현실화될 가능성은 미지수다.

교육부는 “의대 증원에 반대하는 의대생들의 동맹 휴학은 정당한 휴학 사유가 아니다”라며 각 대학에 휴학 불허를 요청한 상태다. 대학이 이에 반하는 조치를 취할 경우 시정 명령, 정원 감축, 모집 정지 등 행정조치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대학가에선 ‘휴학 승인’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의대 증원에 반발한 의대생들이 3개월째 집단 휴학과 수업 거부를 이어가는 가운데 현재 수준의 학사운영 조정으로는 집단 유급을 막지 못한다는 우려에서다.

학생들이 대학의 휴학 승인을 받지 못해 유급되면 등록금을 돌려받지 못하게 된다. 학교별 차이는 있지만 유급이 2~3회 누적되면 퇴교 조치를 받게 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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