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경기 다소 개선됐지만…내수는 여전히 둔화·부진”

서울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물건을 고르고 있다. ⓒ연합뉴스

우리나라 경제가 수출 호조세에도 내수의 둔화와 부진이 반 년 넘게 지속되고 있다는 국책연구기관의 진단이 나왔다.

11일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발표한 '6월 경제동향'에 따르면, 지난 4월 전(全)산업생산은 지난해 같은 달(0.1%) 대비 3.1% 증가했다. 대부분의 산업에서 전월의 부진이 완화되면서 증가폭이 확대됐다.

KDI는 우리 경제가 높은 수출 증가세에 따라 경기가 다소 개선되고 있으나 내수는 지난해 12월부터 둔화·부진이 지속돼 회복세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소비와 관련해서는 대다수 품목에서 감소세를 이어가며 부진이 장기화하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4월 소매판매(-2.6%·전년동기대비)는 전달(-3.4%)에 이어 감소세가 이어졌고 전달과 비교해도 1.2% 감소하며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숙박·음식점업(-2.4%), 교육서비스업(-1.1%) 등 서비스 소비도 전달에 이어 둔화 흐름을 유지했다.

4월 설비투자(-2.3%)와 건설기성(불변·0.8%)도 부진한 흐름을 이어갔다. 주택인허가와 건설수주가 낮은 수준에 머무르는 등의 선행지표 부진은 건설투자의 둔화 흐름이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고 KDI는 덧붙였다.

다만 내수 부진에도 높은 수출 증가세가 지속하면서 경기 부진은 완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외 여건이 일부 개선되면서 반도체 수출의 강한 회복세가 유지됐고 반도체 외 품목의 수출도 완만한 증가세를 보였다. 5월 수출(11.7%)은 반도체 등 IT 품목 중심으로 증가했다. 국가별로는 대(對)미국 수출 12.9%로 높은 증가세를 지속했으며, 대중국 수출은 반도체를 중심으로 완만하게 증가했다.

반면 수입(-2.0%)은 내수 부진에 따른 소비재 수입 위축 등 영향으로 감소로 돌아섰다. 주요 에너지자원의 증가폭(15.8%→3.8%)이 축소된 가운데, 내수 부진의 영향으로 소비재 수입액도 위축됐다. 이에 따라 무역수지는 15억3000만 달러에서 49억6000만 달러로 흑자 폭을 키웠다.

5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7%은 전월(2.9%)보다 다소 둔화했다. KDI는 고금리 기조로 수요 측 물가 상승 압력이 매우 낮은 상황에서 공급 측 압력도 완화된 점을 이유로 들었다. 4월 고용은 제조업 회복세로 취업자 수 증가 폭이 전달(17만3000명)보다 확대(26만1000명)되는 등 양호한 흐름이라고 분석했다. 금융시장에 대해서는 전반적으로 안정된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대출 연체율 상승세에도 금리·환율이 월말 기준 전달과 유사한 수준을 기록했다.

KDI는 향후 경제 흐름의 위험 요인으로 미국의 통화정책 불확실성과 중동의 지정학적 위험, 무역 갈등 심화 등을 지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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